PART1. 07:47 회사
회사는 출근했다가 쫒겨났다. 밥 못먹으면 아직 일하지 말란다.
그도 그럴것이 상담사가 앉아서 편하게 말만 하는것 같지만 실상 스트레스에 계속 웃어야하고 말을 통통튀게 하지 않으면
엄청나게 불친절하게 들리기 때문에 밥심이 없으면 정말로 할 수 없다. 하다가 지친다.
무급휴가이므로 십만원 가까이 까였다. 내일은 꼭 일해야한다. 이달에도 인센티브는 받았지만 소용없구나.
지난달 인센티브는 분실했으므로 없던셈 이달 인센티브는 다음달 월급이라 생각하고 꽁쳐놔야겠다.
그래서 오전 내내 집에서 우어어어 하면서 잠만 쳐 자고..
저녁때가 되서야 조금 요기를 하고 괜찮아 지자.
그래도 도장에는 나갔다. 내일 모레 심사인데 이대로는 안되지(여하튼 일하는것 빼곤 열심..)
PART2. 18 : 00 도장
오늘따라 왼쪽수신이 안된다 자꾸 펑펑 떨어진다 몸이 똥그랗게 모아지지 않는다. 왠지 ...부끄럽다.
오늘은 나를 제외하고 모두 유단자들이다. 주눅이 팍든다. ㅋㅋㅋ
무려 3년 전이지만 그래도 몇달 했던 짠밥이 있다고 다른 대상자들보다는 심사기를 잘한다고 오늘은 유단자 위주로 수련했다.
그래서 어려웠다...자유기에 가까운 수련. 얼마나 몸에 익어야 그 자유기들이 이해가 되고 내 몸에 힘이 들어가지 않고 상대의 힘을 흘리면서 역이용하는 자유기가 나오는것인가.
내 전용 파트너가 되어버린 선배는 무척 청순하고(남자입니다)조용조용한데 이제 조금씩 친해지면서 설명을 잘 해준다. 안가르쳐 주는듯 가르쳐주는 스킬 ㅋㅋ
"아까 관장님 하실때는 이렇게 한 것 같은 느낌이었습니다.."
로 시작되는 슬쩍 지나가는듯한 설명 말로는 설명이 안되기에 여러번을 하고 하고 하다가
"그겁니다!"
아, 내가 어찌했던가. 그러다가 조금 이해가 되었다. 그런데 몸에 배기에는 아직 나는 왕초보 훗. 항상 '머리로는 알겠으나'몸이 힘들다. 유급자와 유단자의 차이가 바로 요것이것지요.
남자들 드글드글한 도장에서 양기(陽氣)충만하여 사주에는 남자가 없다는 것을 대신하여 채우고 있는중(ㅋㅋㅋ)
그런데 이번에 부산에 갔더니 아버지가 유심히 나를 바라보신다.
"너, 운동 다시 하더니 어깨 넓어지는거 아니냐?"
그도 그럴것이 '견갑을 열어라'는 소릴 하도 들어서 일교운동하면서 견갑을 열었다 닫았다 열심히 했더니 안그래도 발달하고 있는것 같다. ㅋㅋㅋ 이제 진정한 남자로 태어나는것이다. -_-
원래 이 운동을 한다고 어깨가 넓어지지 않는다. - 여성들은 절대로 부담갖지 말고 도전하시길.
내가 체형이 이상한것이다. 남자였다면 듬직해지는 내 어깨에 뿌듯해하고 있었을텐데 나이를 먹으면 먹을수록 난 남자로 태어났어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몸은 한결 가벼워진것 같지만 체중에 변화가 없는것도 근육 생성중이란 소리겠지..예전에 다이어트 할때 58키로 정도에서 멈춘적이 있는데 그때 한창 운동해서 몸매는 더욱 훌륭(유도선수처럼..)해졌던 때가 있다. 그때처럼..인가..아니 조금만 더 빠지고 근육되도 되는데 그만하지..
여하튼 급성 장염과 상관없이 저녁에 죽도먹고 빵도 하나 먹었더니 바로 복귀 시작하는 체중에 다시 쓴웃음. 이놈의 체질...
작년 이맘때 쯤의 지금 시집간 운암도장 심사
나의 파트너 선배는 덩치때문에 예나지금이나 여성회원의 우케로 인기 폭발이다.
(출처:http://cafe.daum.net/woonamdojang)
순천도장에 있을때는 성인들이 전부 덩치가 커서 매일 유도하는 기분으로 완전히 녹초가 되어 집에 돌아갔는데 여기선 파트너 덩치가 괜찮아(되려 나보다 더 날씬)하여 무척 체형별 수업이 잘 되고 있는 것 같다. 내가 수련하는데 되려 방해가 되지 않는지 더욱 걱정스러움.
그래도 왠지 휙휙 데굴데굴 굴러다니던 순천시절이 그립기도 하다. 역시 날 막대해 줘야 되나보다 나는 변태인가.
막판에 유단자들 자유기를 참관하게 되었는데 1대3으로 펼쳐지는 자유기에 다들 힘을 모두 소진함. 본부 제외 지역 지부도장들이 생겨난지 몇년 되지않아(나도 나름 초창기 가까운 입회였으니..) 유단자 회원이 늘어나게 된것도 최근의 일인데 오늘같은 수련광경을 보게된다면 지도자의 입장은 무척이나 뿌듯할듯. 안그래도 한 선배의 몸에 익어 본능적으로 나온 응용기에 관장님의 탄성이 나온다.
오래 수련하여 긴세월동안 단계적으로 레벨업 하는것을 본다는것, 체험한다는 것은 무척 멋진 일 같다. 무술이나 복싱도장에 다니는 성인들은 죄다 양아치나 깡패인줄 알았던 예전을 생각하면 나도 참 많이 배우는구만.
사실 아이키도를 배우고 싶어했던 사람은 내 측근의 다른 사람이었으나 애먼사람(나)이 입회하게되었음. 지나간 말로 '순천에 도장이 있다'고 언급해준 측근에게 감사의 말씀 올리옵나이다.